에어 조던6 * 게토레이 제품들이 나오는 김에 틈새를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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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9-22 14:06:50

예전에 냈던 번역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는 2008년에 풋셀에 가입한 뒤 정말 가뭄에 콩나듯이 정보글을 올리는 JK46라고 합니다. 

 

2008년, 당시는 에어 조던 23주년 기념으로 조던 23탄과 카운트다운 패키지가 쏟아져 나오던 때였죠. 

에어 조던을 고등학교 시절 이후로 몇 년간 잊고 지냈는데 반가운 신발들을 다시 보니 

왠지 모르게 제 생활에 활력이 돌더군요. 

그 즈음에 개인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번역 일을 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마침 다시 만나게 된 에어 조던 시리즈가 제게 작은 목표를 안겨줬습니다. 

'언젠가 마이클 조던과 농구에 관한 책들을 번역해서 내보자.'는 것이었는데요. 

그동안 틈틈이 기술 번역과 번역 공부를 병행하다가 2010년부터 기회가 생겨서 책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나이키 이야기』라는 책을 맡게 되었죠. 


( 아래는 2011년에 책 나오고 풋셀 염갤에 올렸던 사진들입니다.)

 

 


운동화와 마이클 조던, 그리고 농구 이야기가 일부분 담긴 책이라 저로서는 작업이 참 즐거웠습니다. 

아쉽게도 시장 반응은 그리 크지 않은 책이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주제인지라 나름대로 만족스러웠고요. 

(지금 읽어 보면 수정하고 싶은 문장이 무지 많긴 합니다. ^^;)

하지만 마이클 조던과 농구보다는 나이키라는 기업에 대한 설명이 더 많아서 

제 목표에 딱 맞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한 것이, 일단 『나이키 이야기』는 나이키와 조던의 관계를 설명하는 책으로 보고 

조던의 또 다른 일면을 소개할 수 있는 다른 책을 찾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오롯이 조던만 주제로 한 책을 내기 어렵다면 이 책 저 책으로 

마이클 조던에 관한 내용을 쪼개어 내보자는 생각이었던 거죠. 

그래서 발견한 것이 『First in Thirst』였는데, 책을 내줄 출판사를 한참 찾다가 

겨우 내게 됐습니다. 『절대음료 게토레이』라는 제목으로 책이 나왔는데 

『나이키 이야기』보다는 마이클 조던에 관한 일화가 많이 담겨서 조금 더 만족스러웠죠. 

나이키 브랜드에 비해 게토레이의 성공 이야기는 국내에 덜 알려진 상황이었던지라 

새로운 정보를 전했다는 점도 좋았고요. 

 

(아래 사진은 출간 당시 제 블로그에 올렸던 것들입니다.)

 


잠시 책 소개를 하자면 『절대음료 게토레이』 총 아홉 챕터로 되어 있는데, 

책 초중반까지는 게토레이라는 제품이 어떻게 탄생했고 

플로리다 대학교 미식축구부 덕분에 이 음료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과정이라든가 

어떻게 스포츠 음료 부문에서 업계 1위가 되었는지 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던을 다룬 부분은 여섯 번째 챕터인데 분량이 대략 30페이지 정도로 

『나이키 이야기』에서 조던 브랜드를 다룬 부분보다 마이클 조던에 대한 설명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즐겁게 번역한 책이었지만 조던 챕터는 제 개인적인 관심사와 결합이 되어서 

특히 번역할 맛이 났죠. 그중에서도 BE LIEK MIKE 광고가 만들어진 뒤 

아이들 사이에서 대히트를 했다는 이야기는 제 어린 시절도 생각이 나서 왠지 흐뭇했습니다. 


90년대에 중고등학생이었던 분들은 BE LIEK MIKE라는 광고 음악을 많이들 아실 텐데, 

책에 역주로 설명을 붙여두기도 했습니다만 1990년대 초반에 우리나라 게토레이 광고에서도 쓰였습니다. 

제가 이 광고를 처음 봤던 건 중학교 때였는데 그때는 조던이 아직 야구를 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얼마 후 I'M BACK을 외치고 NBA로 복귀하는 바람에 

저랑 친구들은 농구 하면서 게토레이를 엄청나게 마셨습니다. ㅎㅎ 

간혹 포카리 스웨트나 콜라를 마시기도 했지만 가장 많이 마신 건 아무래도 게토레이였죠. 

그런 기억 덕분에 어른이 된 지금도 게토레이 로고를 보면 왠지 기분이 좋네요.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좋아하는 브랜드이고 흥미로운 내용이어서 즐겁게 번역했지만 

이 책도 도서 시장에서 큰 반응은 얻지 못했습니다. 

저처럼 마이클 조던과 농구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하고 열심히 번역했는데 

정작 서점에서는 기업/브랜드 마케팅 쪽으로만 진열이 되어서 

운동 좋아하는 분들이 발견을 못하신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ㅠㅠ 

이 책까지 해서 조던과 가장 밀접한 브랜드인 나이키와 게토레이를 다루게 됐고 

지금은 농구화 수집을 주제로 한 책을 내보려고 애쓰는 중인데 

기획서를 이리저리 돌려도 딱히 좋은 소식을 보내주는 출판사가 없어서 매일 같이 좌절 중이네요. OTL 

에어 조던이나 레트로 패션이 유행이라 해도 출판 쪽에서는 마이너한 부분이다 보니 

쉽게 손을 대려고 하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언젠가는 될 것이라 희망적으로 생각합니다.

(혹시 풋셀에 저와 관심사가 같은 출판업계 관계자가 계시다면 꼭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 


번역가 생활과 풋셀 생활(?)을 거의 10년 하면서 농구화를 많이도 샀고 

생활고로 쪼들릴 때는 정리도 참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비싼 신발에 욕심을 안 내려고 하는데 

조던 6탄이 게토레이 콜라보로 나온다고 하니 또 갈등이 휘몰아칩니다. 

의자에 앉아서 자판 두들기는 시간이 거의 온종일이라 이제 농구할 짬도 내지 못하는데 말이죠. ㅠㅠ

아무튼 잘 되지도 않는데 추억에 빠져서 농구 관련한 번역서를 내려는 이런 사람이 풋셀에 있습니다. 

부디 농구인들께서 제 번역서를 많이들 읽어주시길 바라며, 틈새 글을 닫지요.

기나긴 잡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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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9-22 14:22:01

넘 재미있는 내용이네요.
준비하고 계시는 책이
꼭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넘 궁금해요)

OP
2017-09-22 18:56:12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번역하고 싶은 책은 많이 있는데 쉽게 쉽게 통과가 안 되네요. 

언젠가 준비 중인 책들이 나오면 게시판에 신고하겠습니다. ^^

2017-09-22 14:39:42

와 멋지시네요 정말! 번역이라니 대단하십니다...!

OP
2017-09-22 19:00:00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책 내용에 따라서는 재미있기도 하고 어떨 때는 제 수준에 너무 버겁기도 하고 그렇네요. ;;

2017-09-22 15:08:54

멋집니다.

OP
2017-09-22 19:00:26

감사합니다. 멋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2017-09-22 16:19:09

리스펙!!

OP
2017-09-22 19:01:01

힘겨운 하루를 보낸 우리 모두에게 리스펙!!!

2017-09-22 20:48:16

같은 글쓰는 입장으로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멋지십니다

OP
1
2017-09-24 10:51:09

감사합니다. 기자 일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실 텐데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더불어 언젠가 아재들을 위한 농구 관련 기사도 어떻게 좀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

2017-09-26 08:44:45

앗 아재들을 위한 농구기사 좋네요 ^^

관련 기사는 계획하고 있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2017-09-22 21:57:55

대단하십니다

OP
2017-09-24 10:52:13

과분한 칭찬입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2017-09-22 22:35:53

언제나 저도 Be like Mike 이지요 ㅎ잘 봣습니다(저 살아있습니다)

OP
2017-09-24 10:55:31

아아 오래 전에 쪽지 주셨었지요. 

이태원 매장에 언제 한 번 가야지 하면서도 지방에 살다보니 쉽지가 않았네요. 

이제 수도권으로 올라왔으니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2017-09-23 00:14:08

 멋집니다 ! 

OP
2017-09-24 10:56:31

감사합니다. 더 멋진 책을 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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