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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잡담] 크게 깨지고 나면 좀 더 성장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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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6 15:02:19

   엊그제 애들 농구교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별 재밌는 내용은 아니니, 시간되시는 분들만 심심풀이로... ^^)

평소처럼 다양한 기술연습을 한 뒤 팀을 나누어 게임을 10분 정도하고 선생님께서 수업 마무리를 하려는데,

갑자기 큰아이가 아까 파울당한 팔이 너무 아프다며 폭풍오열을 하더군요.

 

  그 뒤로 집에가는 차 안에서도 서럽게 울고, 집에서도 울더군요.

선생님과 저는 팔 아픈 건 핑계이고 왜 우는지 진짜 이유를 알았지만, 딱히 뭐라고 말하진 않았습니다.

게임 때 파울했던 애만 당황해서 집에 안가고 아들 주변을 맴돌기에 별일 아니라고 돌려 보냈습니다.

 

  평소 슬램덩크에 푹 빠져있는 녀석이라 혼자 강백호, 서태웅이었고, 

아직 어리다보니 연습게임할 때도 무조건 이기는 게 최우선이기에 혼자 리바운드해서 드리블 치고 가서 슛까지...

같은 팀원들에겐 패스를 하지 않는 아주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었지요.


  그렇게 해도 계속 게임을 이겼고 득점의 90%는 녀석이 해냈었는데... 드뎌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났지요.

같은 5학년이라고 치기엔 머리 하나쯤 더 커보이는 상대에게 정면승부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제가봐도 150cm/33kg인 아들보다 키와 몸무게가 20cm/20kg은 더 나가 보이더군요 ^^) 

 

  이것저것 다 시도해봐도 통하지 않으니, 슛은 급하게 남발하게 되고...

혼자서 공격, 수비, 리바운드를 다하려고 하니 숨은차고 흥분한 상태라 자유투도 들어가지 않고...

반면에 상대가 던지는 슛은 대충 하는 듯 해도 다 들어가 버리고... 나중엔 울 듯한 표정으로 뛰고 있더군요. 

 

큰아이는 집에서 씻자마자 이불 뒤집어쓰고 누워버리니, 맨날 못한다고 형한테 혼나는 둘째녀석이 그래도

지 형이라고 걱정됐는지 연신 "형아 이제 괜찮아?" 라고 눈치 보더군요.

안그래도 한 번 크게 깨져서 더 성장할 계기가 있어야 될텐데...라고 생각하던 전 내심 잘됐다~ 싶었는데, 이러는 제가 나쁜 아빠일까요? ^^

 

재미없는 애들 농구이지만, 동영상 찍은게 있어서 링크 걸어봅니다.

죽을똥살똥 뛰는 파란조끼 31번이 큰아들이고, 공이 무서워서 머뭇거리는 30번이 둘째입니다.

 


 

 

 

PS. 전... 아무래도 농구보단 탁구에 소질이 있나 봅니다. 대회 참가 두 번만에 준우승이라는 기적적인 일이... ^^

 

 

 

표정이 바보같이 해맑아서 모자이크 처리를...

 

 

 

 

탁구대회 참가비로 1만원 냈는데, 주는게 많네요. 육회비빔밥 점심에 수육 간식에 기념수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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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7-10-16 15:06:57

언젠가 알겠죠. 농구는 팀플레이라는걸

OP
2017-10-17 09:52:50

말로는 해도 안고쳐지던데... 이런게 좋은 경험이 되겠지요.

2017-10-16 15:35:52

패스플레이가 얼마나 멋진것인지 알게될거에요!

OP
2017-10-17 09:53:57

아직은 어려서 그런 듯 한데, 이제 깨닫겠지요. ^^

2017-10-16 16:58:53

강백호의 왼손은 거들뿐에 서태웅이 패스했기에
슬램덩크의 최고 명장면 중 하나가 탄생했음을 다시 알려주면 좋겠네요

OP
2017-10-17 09:54:13

좋은 말씀이네요. 나중에 해줘야겠습니다~

Updated at 2017-10-16 17:06:41

아드님께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길... 

대회참가 두 번 만에 준우승이라니...길 이제서야 제대로 잡으신 거 아닙니까? 탁구계의 강백호!!

항상 수필같은 좋은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OP
2017-10-17 09:54:56

탁구는... 실력별로 부수 단계가 세분화되어서 아직 멀었구요. 운이 좋았죠 뭐... ^^

2017-10-16 17:44:31

좋은 길을 안내해줄 아버지가 계셔서

깨져도 더 단단하게 나아서 발전할듯하네요.

그나저나 엘리트 생활체육인이시군요. 대단하십니다~ 

OP
1
2017-10-17 09:55:35

농구나 배드민턴이 더 재밌긴 한데, 허리통증, 무릎통증, 체력저하 때문에 힘드네요. ^^

2017-10-17 09:58:25

무릎만 괜찮으시면 테니스 추천드리고 싶은데...무릎이 문제네요.

왠지 잘 어울리실듯합니다.

OP
1
2017-10-17 09:59:47

테니스도 2004년도부터 해봤었는데,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운동 같더군요.

선택받은 사람들만 할 수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브도 어려워서 2개나 주는 운동이라니요... ^^

2017-10-16 17:49:43

성장하는 아드님 보기 좋네요 소소한 일상 항상 지켜보고? 있습니다^^;

OP
2017-10-17 09:55:49

넹.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17-10-16 17:59:02

제가 들은 말 중에 좀 와닿았던 말이 

 

"꿈을 크게 꿔라. 깨져도 그 조각이 크다." 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아드님도 그렇게 성장하는게 아닐까 하네요- 그리고, 

 

정말 멋진 아버님이란 생각이 듭니다- 

OP
2017-10-17 09:56:59

멋진 말이군요. 메모해놔야겠습니다. 

2017-10-16 18:42:03

머릿고기 편육이네요
술 한잔 걸쳐야 되는 음식들인데 그러지 못하셔서 아쉬움이 남겠네요

OP
2017-10-17 10:00:31

그러네요. 편육인데 수육으로 잘 못 썼네요.

실제로 막걸리 등도 무상으로 제공해 주셨지만, 그 날은 다음 게임을 위해 참았습니다. ^^

2017-10-16 19:22:19

스스로 깨우치기 딱 좋은 시기 아니겠습니까?^^
(르브론 동영상을 보여주며 ㅋㅋㅋㅋ)

OP
2017-10-17 10:00:56

그렇죠? ^^ 슬슬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시기지요.

2017-10-16 20:09:54

아드님이 많이 속상하겠지만...잘깨우치고 다시 멋지게 해낼겁니다...화이팅~!!! ㅎㅎㅎ
저도 어느덧 딸들이 초등학생들이 되었어요...남일같지 않네요...^^
그나저나 준우승 진심으로 축하축하드려요~!!!

OP
1
2017-10-17 10:01:38

애들이 크는 건 좋은데, 그 만큼 엄마, 아빠는 자꾸 늙어가니 좀... ^^

2017-10-16 21:22:30

잘 계시지요?ㅎㅎ

깨지면서 크는거죠 화이팅 화이팅~!

OP
2017-10-17 10:02:26

네. 잘 지냅니다.

명절 때 많이 바쁘셨을텐데, 지금은 잠시 한가하신 지 모르겠네요. ^^ 

2017-10-17 21:49:06

아직도 바쁘네요 내일 하루 쉴까합니다ㅠ

2017-10-16 23:53:40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느껴야 할 벽(?)이었던 것 같네요..

언젠가는 추억으로 떠올리겠지요..

이 패배를 ..

좋은 경험이 되리라 봅니다

OP
2017-10-17 10:03:15

그러게요.

이번주 토요일엔 간만에 전주가서 프로농구선수들을 직접 보여줄까 하네요.

S석으로 예매완료~!!! ^^

2017-10-17 00:45:17

상대편 아이는 엄청 크네요^^ 속공 3번 깔끔하게 다 넣고..... 아드님 진짜 열심히 뛰고 슛도 엄청 던지는데^^ 아쉽게 계속 빗나가는 날이네요. 화날만합니다. 엄청 승부욕이 강한 아드님 부럽습니다^^ 제 아들은 농구를 싫어해요ㅋㅋㅋㅋ ㅜㅜ

OP
2017-10-17 10:03:55

네. 제가봐도 중학생 정도로 봤으니까요.

하긴... 중2 조카녀석도 키가 벌써 177이라 요즘 애들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

2017-10-17 07:36:38

영원히 미숙한게 인간의 본성아닐까요
강한상대를 만나 길고 짦음을 대봐야 노력이 뭔지 성취욕이 무엇인지 깨달게 된다고 생각하기에 자알 크고 자알 가르치시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둘째가 마음이 정말 예뻐요~

OP
1
2017-10-17 10:04:32

둘째 아이는... 좀 적극성이 없는 게 문제인데,

그래도 형이 많이 우니깐 보기에 안쓰러웠나 봅니다. ^^

2017-10-17 23:10:10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익숙한아이디가 보여 클릭했습니다 ㅎㅎ 아이들이 정말 많이 컸군요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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