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잡담] 크게 깨지고 나면 좀 더 성장하겠죠? ^^
엊그제 애들 농구교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별 재밌는 내용은 아니니, 시간되시는 분들만 심심풀이로... ^^)
평소처럼 다양한 기술연습을 한 뒤 팀을 나누어 게임을 10분 정도하고 선생님께서 수업 마무리를 하려는데,
갑자기 큰아이가 아까 파울당한 팔이 너무 아프다며 폭풍오열을 하더군요.
그 뒤로 집에가는 차 안에서도 서럽게 울고, 집에서도 울더군요.
선생님과 저는 팔 아픈 건 핑계이고 왜 우는지 진짜 이유를 알았지만, 딱히 뭐라고 말하진 않았습니다.
게임 때 파울했던 애만 당황해서 집에 안가고 아들 주변을 맴돌기에 별일 아니라고 돌려 보냈습니다.
평소 슬램덩크에 푹 빠져있는 녀석이라 혼자 강백호, 서태웅이었고,
아직 어리다보니 연습게임할 때도 무조건 이기는 게 최우선이기에 혼자 리바운드해서 드리블 치고 가서 슛까지...
같은 팀원들에겐 패스를 하지 않는 아주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었지요.
그렇게 해도 계속 게임을 이겼고 득점의 90%는 녀석이 해냈었는데... 드뎌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났지요.
같은 5학년이라고 치기엔 머리 하나쯤 더 커보이는 상대에게 정면승부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제가봐도 150cm/33kg인 아들보다 키와 몸무게가 20cm/20kg은 더 나가 보이더군요 ^^)
이것저것 다 시도해봐도 통하지 않으니, 슛은 급하게 남발하게 되고...
혼자서 공격, 수비, 리바운드를 다하려고 하니 숨은차고 흥분한 상태라 자유투도 들어가지 않고...
반면에 상대가 던지는 슛은 대충 하는 듯 해도 다 들어가 버리고... 나중엔 울 듯한 표정으로 뛰고 있더군요.
큰아이는 집에서 씻자마자 이불 뒤집어쓰고 누워버리니, 맨날 못한다고 형한테 혼나는 둘째녀석이 그래도
지 형이라고 걱정됐는지 연신 "형아 이제 괜찮아?" 라고 눈치 보더군요.
안그래도 한 번 크게 깨져서 더 성장할 계기가 있어야 될텐데...라고 생각하던 전 내심 잘됐다~ 싶었는데, 이러는 제가 나쁜 아빠일까요? ^^
재미없는 애들 농구이지만, 동영상 찍은게 있어서 링크 걸어봅니다.
죽을똥살똥 뛰는 파란조끼 31번이 큰아들이고, 공이 무서워서 머뭇거리는 30번이 둘째입니다.
PS. 전... 아무래도 농구보단 탁구에 소질이 있나 봅니다. 대회 참가 두 번만에 준우승이라는 기적적인 일이... ^^
표정이 바보같이 해맑아서 모자이크 처리를...
탁구대회 참가비로 1만원 냈는데, 주는게 많네요. 육회비빔밥 점심에 수육 간식에 기념수건까지...
글쓰기 |
언젠가 알겠죠. 농구는 팀플레이라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