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구매 인증 + 스니커 문화에 대한 소소한 생각
바야흐로 부동산과 환율, 금값, 주식으로 이익을 보는 이들을 넘어서
한정판 제품을 구매해 이익을 보는 시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중에도 태풍의 눈에 가까운 한정판 문화의 주인공이 신발이지 않나 싶습니다.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겁니다.
신발만큼 다양한 색감과 명확한 형태, 크기를 가지고 있는 잡화도 몇 없는데다
패션은 그 어떤 시대였건 항상 흥미로우니까요.
다만 이 문화가 어떤 문화겠습니까(배달의 민족 톤으로)
그 옛날 00년도부터 신친놈, 신발놈, 신창인생 소리 들어가며 혹은 부모님에게 등짝 스매싱을 등가교환하며
'쟤는 집에 안신는 신발로 한쪽 벽을 채워놧대....수근수근'을 견뎌낸, 보기만해도 흐뭇해했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만들어낸 한강의 기ㅈ... 아니 서브문화의 기적을 일궈낸 우리만의 문화아니겠습니까.
저 역시 그 신친놈중 하나일거구요. 술먹고 집에 누워서 쌓여있는 신발박스를 바라보다가
에잉 일단 돈 걸어놓고 되면 사고 안되면 말지 하며 얼떨결에 퀀텀을 사버린 저같은 사람들 말이죠.
누군가에겐 돈입니다. 솔직히 이게 참 아이러니한게
모두가 '우와 저게 얼마짜린데.....'하는 신발 신고있으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그게 내 신발이 돈으로 치환되고, 그 가격이 참 멀고 아득하게 느껴질수록 기분이 좋아지는것도 사실입니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네 뭐 솔직히 아주 없진 않습니다.
참 어렵습니다. 방향이 없는 희노애락과 현타가 올때마다 문화에 대한 애정으로 그런건지
내가 갖지 못한 억울함 때문인지 앞서 말한 이유들로 인해선지 이젠 참 모호합니다.
그럴떄마다 다시금 예전 대학 전공수업때 꽤 좋은분이었던 교강사분의 말이 떠오릅니다.
(이상하게도 대학은 종종 교수님보다 교강사분들이 더 좋은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추어처럼 즐기며 좋아했던 것들이, 프로의 마음으로 들어가게 되면 지치고 스트레스가 될 때가 있는데
그런 순간마다 다음에 다가올 다른 창작의 결과와 새로운 이벤트를 기다리고 숨을 고르라고 했던 말이요.
저게 완벽히 우리의 삶이나 이 문화를 정리할 수 있는 태도의 정의는 아닐겁니다,
다만 우리가 좋아했던 그 시작엔 100만원짜리, 200만원짜리 신발이 먼저는 아니었을겁니다.
예쁜 디자인과 예쁜 색상으로 내 눈과 맘에 쏙들던 신발을 발견하고 찾아가는 즐거움이 먼저였겠죠.
처음으로 돌아가서, 바야흐로 투자가 기본인 시대인것 같습니다.
모두가 프로처럼 스케줄을 확인하여 시간과 날짜를 확인하고 그 때에 맞춰 응모를 하고 기다립니다.
그리고 당첨이 되면 많은 곳에 나의 승전보를 알리고, 탈락하면 누구보다 허망해 하죠.
매번 그럴순 없겠지만, 가끔은 그냥 아마추어가 되어 봅시다. 좀 떨어지면 어떻습니까.
하다보니 안될수도 있고 다른 창작의 결과물이 우리를 반겨줄텐데요.
맛있는 음식과 좋은 풍경을 좋은사람들과 향유하는게 신발보다 더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변하지 않을 우선 순위죠.
날도 선선해졌고 마스크만 쓰면 세상은 아직 평화롭습니다.
신친놈의 타이틀은 잠시 내려놓고 아마추어로 돌아가는 시간을 가지는것도 좋은것 같습니다.
물론 퀀텀 산건 자랑입니다. 다들 좋은 저녁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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