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이키 SB 덩크 하이 "휴미디티", Nike SB Dunk High x Humid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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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11-28 17:21:48

안녕하세요 kyokyo입니다.

앞으로 틈날때마다 리뷰글을 올려볼 생각입니다.

 

비록 전문적인 지식은 없으나, 신발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취미로서 기억하기 위해 글을 남깁니다.

  * 전문지식이 없어 모르는 부분은 리서치하는 편입니다. 틀린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지적 부탁드리겠습니다.

 

영상보다는 '글'이라는 형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글과 사진을 이용한 리뷰가 될 것 같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재밌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블로그에 일기처럼 썻던 리뷰인만큼, 말이 짧은 점 부디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나에겐 신발을 사는 데 있어 두 가지 준칙이 있다.

 

1. 충동구매하지 말 것. 2. 신지 않을 신발은 사지 않을 것.

 

칸트가 그랬나? 당신의 준칙이 보편적 법칙인 것처럼 살아가라고.

 

물론 누군가는 나에게 첫 번째 준칙을 항상 어기지 않냐고 물을 순 있겠지만, 충분히 변명설명 가능한 질문이다.

충동구매? 그건 시점에 따라 다를 뿐이다. 살 때는 충동적이었을지 몰라도 사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면, 후회가 없는 구매였단 것은 어차피 살 친구였다는 것,

 

즉 고민은 단지 구매를 늦출 뿐이었으며, 내 구매는 언제나 충동이 아닌 필연적인 결과라는 것이다.(멍멍)

 

첫 번째 준칙에 대해선 이렇게 변명을 하며 살아가지만, 두 번째 준칙에 대해선 나름 잘 지키고 살고있다 자신할 수 있었다.

 

불과 이 친구를 마주하기 전까지는.

 

 

- 두 - 두웅

 

- Bling-Bling

 

때는 바야흐로 조던 1 그린토, 퍼플토 발매 당일다들 퍼플토를 노렸지만, 나는 그린토 한 놈만 조지기 위해 퍼플은 쳐다도 안봤지.

 

수량이 적지는 않을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아침에 홍콩 공홈을 도전하기 위해 대기했는데나홍이나 나코나 서버관리는 똑같다는 걸 느낌. 1초만에 서버 폭발

 

뭔가 분하기도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리고 당시에 아크로님 프레스토에 당첨돼서 수령 하러 가는 김에 조금 일찍 코즈웨이베이 나이키 랩 매장으로 출발 함910분쯤 랩 매장 앞에는 아무도 대기하고 있지 않아 내가 1번을 잡음.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뭐 나오냐 묻는데 그걸 내가 어찌 압니까. 어짜피 신발 받으러 와야 하는거 미리 와서 일단 서보는 거죠 ㅎㅎ. 근데 한 두명씩 내 뒤를 서기 시작.

 

11시 쯤 되었나, 뒤를 보니 적어도 50명은 선 듯. 난 일단 선건데 당신들은 뭔지 알고 서있는 겁니까 싶었음.

토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다들 한가하셨나... 

 

홍콩 나이키 랩 매장 오픈 시간은 12시라는 걸 이 날 알게 됨.

 

1130분쯤 되니 직원들이 하나 둘씩 출근하기 시작12시 땡 하니 바로 오픈을 했는데, 망할 그린토/퍼플토는 (예상했지만) 없었고, 왠 삐까뻔쩍한 놈이 쌓여있음...

 

이게 뭐야 싶었지만 가격도 나쁘지 않고(850hkd였나 가물가물) 줄 선게 아쉬워 일단 구매했지그리고 프레스토 수령하러 갔는데...(이 이야기는 프레스토 리뷰에서 다시)

 

어쨋든 그렇게 구매하게 된 덩크하이 휴미디티.

항상 조던1은 하이, 덩크는 로우라고 생각해왔던 1인으로서 덩크 하이는 익숙하지 않은 모델이었다.

근데 이게 무슨일이여, 자세히 보니 겁나 이쁘네.

시작도 전에 잡설이 겁나 길어져 버렸다...

 

자 리뷰 시작합니다.

  

본격적으로  나이키 SB 덩크 하이 "휴미디티"를 소개하기 전에 우선 덩크 시리즈를 먼저 소개해보자면,

1980년대, 전파를 타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미국 대학 농구는 많은 팬들을 보유하게 되었는데,

이에 나이키는 "Be True to Your School"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12 대학교를 대표하는 색깔을 모티브로 한 신발들을 출시한다.

1985 "Be True to Your School" 카탈로그. 30년 전에 나온 신발 치고 굉장히 과감한 컬러웨이를 보인다출처: Nike

* 색깔놀이는 30년 전부터 잘 먹히던 상술이었구먼

* 딱 봐도 조던1과 덩크 하이는 굉장히 유사한 디자인을 보인다. 두 모델 모두 에어 포스 원에서 모티브를 받은 것은 분명하지만 조던 1과 덩크 하이 중 어느 모델이 먼저인가는 확인이 어렵다.(둘 다 1985년인데 누구는 조던이 먼저다, 누구는 조던이 덩크를 참고했다하니 어느 쪽이 사실인지...)

 

 

30년 전에는 "레트로"라는 개념이 흔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오늘날 가장 흔한 스니커라 할 수 있는 에어포스원 역시 1984년에 단종되었다가

1986년에 2년 만에 재발매되었을때 의아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 xxxx: "국민신발이 되서 얼마나 다행인지" 

 

덩크 하이 역시 단종 후 1998년까지 재발매 되지 않았는데,

오늘 날의 관점으로 보자면 굉장히 오랜 시간의 공백이 있었다고 보이지만 당시엔 그냥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여튼 1998년도에 처음으로 레트로되면서 다시 인기를 끌었는데본래 농구화로 디자인 되었던 신발이 의외로 보더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것.

 

 

더군다나 "반스", "DC"와 같은 스케이트 보드화 전문 브랜드가 등장해 보더들을 위한 신발을 제공하는 와중에보드 전용 라인이 없어 수요에 부흥하지 못한 나이키는 덩크 로우 모델을 앞세워 SB(스케이트보딩)라인을 런칭한다.

결과는 알다시피 대 to the 박.(2000년대 초, 중반은 sb덩크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요새는 다른 신발들에 밀려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는 라인이긴 하나 아직까지도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근데 왜 번쩍번쩌한 놈의 이름이 뜬금 없게 Humidity(습도)인가?

해당 모델은 재즈에 본고장 뉴올리언즈의 300주년과 뉴올리언즈 소재 스케이트보드 샵 "Humidity"2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 졌기 때문.

 

- 약 3년 전에 갔었던 뉴올리언즈, 왼쪽은 프렌치 쿼터, 오른쪽은 습지로 구경가면 많이 볼 수 있는 악아

 

 

뉴올리언즈는 도시가 해발보다 낮아 큰 홍수의 피해를 겪기도 했는데, 2005년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도시의 80퍼센트가 잠기기도 했다.

앞서 말한 것 처럼 해발보다 낮은 특징으로 인해 도시 근처에 습지가 많은데, 그런 이유에서 스케이트 보드샵 이름이 "HUMIDITY(습도)"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 뭐하는 스케이트보드 샵인지 궁금해서 찾아본 yelp 리뷰인데, 놀랍게도 모두 만점을 주었다.(평균 점수가 만점...)

 

내게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는 지인에게 난 항상 뉴올리언스를 추천해준다.

도시의 알록달록한 매력도 좋지만, 교외 습지 투어도 재밌고, 음식도 맛있는데

수 많은 장점 중에도 가장 최고는 바로 뉴올리언즈의 음악이 아닐까 싶다.

  * 루이 암스트롱의 고향이자 재즈의 발상지라고 한다.


 -

 

- 버번스트리트는 말 그대로 파티의 거리다.(이름부터 술냄새가 진동... 닉값 하난 잘하는 거리)

 

, 배경 설명이 너무 길었으니 여기서 줄이기로 하고, 다시 신발로 돌아오자면.

 

처음엔 몰랐으나 알면 알수록 덩크 하이 휴미디티는 흥미로운 신발이다.

앞서 설명한 배경을 몰라도 신발 본연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디테일에서 이 친구의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다.

* 못생겼지만 매력 넘치는 사람한테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심지어 이 친구는 못생긴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지.

  

- 삔 꽂은거 봐라. 너무 예쁘지 않은가?

바디 전체를 감싸는 번쩍번쩍 금빛은 재즈의 상징인 트럼펫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며,

 

내피의 바이올렛 색상은 악기 상자 안쪽을 형상화한 것이라 한다.

- 그럴싸 하지 않은가

- 내 이름은 코난, 탐정이죠

 

한 눈에 봐도 코난이 떠오르는 리본은 연주자들의 복장에서 모티브를 받았다고 하는데,

신발에 보타이(bow-tie)를 메줘 디테일하고도 아기자기한 매력을 더했다.

인솔 프리팅의 디테일 또한 정교하다.

인솔(깔창)엔 트럼펫 그림들이 프린트 되어있는데,

그 중 오른발 인솔은 의도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살짝 묘하다..(일체유심조... 착한생각...)

- 자상한 우리 재즈 선생님이 떠오르기도
 

- (왼쪽) sb덩크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통통한 텅(베로)와 우동끈. (오른쪽) 음표들을 그려 넣은 아웃솔

 

, 오목조목 디테일한 매력이 넘치지 않은가.

이런 저런 디테일을 살펴보며 마음에 드는 점을 적어봤는데

 

당연히 단점도 있다.

 

1. 가장 큰 단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굉장히 튄다는 점.

미다스의 손이라고 들어봤는가. 만지는 것을 족족 금으로 만들다가 패가망신한 그 아재가 떠오른다.

넘나 많은 금()은 좋지 않아... 金세개로 파탄난 동네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지..

어쨋든 얘는 300미터 밖에서 봐도 '띠용? 휴미디티네' 할 정도로 튄다.

외피만 튀냐, 그 것도 아니라 내피까지 바이올렛임...ㅋㅋㅋ 이걸 어떻게 신지...

 

2. 두 번째로 큰 단점은 외피에 기스가 쉽게 난다는 점. 

조던 11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11탄을 신다 보면 에나멜에 상처가 갈까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얘는 외피 전체가 상처가 쉽게 가는 소재라는거, 살짝만 긁혀도 상처가 남는 만큼 신기 불편한 신발이 아닌가 싶다.

 

- 숲이 아니라 金

 

 

총평:분명 예쁘고 재미난 장난감같은 신발이지만, 그만큼 착용하기엔 굉장히 난해한 신발이기도 하다. 그래서 서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내 두 번째 준칙(신지 않을 신발은 사지 않을 것)을 지키기 힘들게 하는 녀석이다.

소장용으로 둘지, 언젠가 신고 나가 관종 대접을 받을지는 아직 미정이나. 그래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신발이라는 사실은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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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11-28 19:38:02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OP
2018-11-28 23:26:01

많이 부족한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8-12-06 19:49:48

저도 소장하고있는데 기스가 기스가...말이안되게 잘갑니다 ㅋㅋㅋㅋ

2018-12-31 12:45:51

이 제품도 정말 사고싶었는데 다시보니 이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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